이와 같이 의와 법의 의미를 이해하고 먼저 육경과 육근에서의 의와 법을 살펴보자.앞에서 전오근을 그 기능이 서로 겹쳐지지 않는 독립된 다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보았는데 이렇게 상호 독립된 전오근만 있다면,인간의 몸은 마치 다섯 개의 서로 다른 몸을 가진 것처럼 될 것이다.서로 독립된 전오근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이 필요하다.인간의 의지적 인식기능인 의근이 이러한 기능을 담당한다.전오근으로 감지한 전오경을 취합하고 통합하는 것이 의근이며,의근에 의하여 전오경이취합되고 통합된 것이 법경이다.여기서 의근과 법경의 관계에 대하여 주목하고자 한다.의근은 인식영역이고 의근에 의하여 형성되어진 법경 또한 인간 내부의 인식영역에 있다.의근은 인식영역 속에 있는 법경을 자신의 인식대상으로 인식한다.그러나 인간은 일상적으로 법경이 인간 외부의 자연에 있다고 인식한다.법경을 사물이나 자연현상이나 혹은 법칙인나 진리로 인식하면서 자연 안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다.이것은 착각이다.이 착각을 일체법의 관점에서 본 제2착각이라고 부르기로 한다.이 착각에 대하여 좀 더 살펴보자.법경이 인간 외부의 자연 속에 있다고 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인간이 어떻게 법경을 인지할 수 있는가? 인간이 자연과 교류할 수 있는 것은 전오근이 전부이다.인간은 법경을 직접 받아들이거나 감지하거나 인식할 수 있는 어떠한 생물학적인 기능도 체계도 없다.따라서 인간은 자연에 있는 법경을 직접 인지할 수 없다.또한 인간은 어떠한 자연의 법경도 직접 인지한 적도 없다.그럼에도 만약 자연에 있는 법경을 인지하였다면 그것은 자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내부의 인식영역에서 전오경을 취합하고 통합하는 조작을 거쳐 자연에 있는 법경으로 착각하여 인지한 것이디,그렇다면 인간 내부의 인식영역에 있는 법경을 인간은 왜 인간 외부의 자연에 있다고 착각하는가? 잠시 법경의 형성과정을 돌이켜보자.의근에 의하여 전오경이 취합되고 통합되면서 법경이 형성되었다.여기서 전오경은 모두 인간 외부의 감각대상으로부터 전오근에 전달되어 감지된 것이며,전오경과 같이 전오경으로부터 취합되고 통합된 법경을 인간 외부의 감각대상으로 의근이 착각한 것이다.일체법의 가르침은 이러한 착각들을 자각하여 더 이상 착각 속에 머물지 않고 벗어나라고 하는 것이다.취합되고 통합된 전오경을 의근이 법경으로 인식하고,인식된 인식대상으로서의 법경을 자연에 있는 법경으로 착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