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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오근과 전오경

눈이슬픈남자 2020. 6. 28. 21:49

인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다.이것이 바로 눈으로 보고,귀로 듣고,코로 냄새 맡고,혀로 맛을 느끼고,피부로 접촉하는 오관이다.또한 이것을 각각 안근.이근,비근,설근,신근,이라고 부르며,합쳐서 전오근이라고 한다.여기서 근은 'indriya 를 번역한 것인데,이 말에는 감각기관이라는 뜻이 있다.전오근은 내적으로 서로 독립되어 상호불가침하는 다섯 감각기관들이다.또한 외적으로 서로의 감각대상에 대하여 상호불가침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즉 이 다섯 감각기관은 오직 자기에게 주어진 대상만 감각할 뿐 절대로 다른 감각기관의 대상을 인식할 수는 없다.이 다섯 감각기관은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지니고 있는 모든 감각기관을 지칭하며,이 다섯 감각기관 이외에 어떤 다른 감각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또한 자명한 사실이다.그렇다면 오관이 감지하는 감각대상은 무엇인가? 이것은 오감 五感이라고 하는 것으로 눈으로는 감지하는 시각 視覺,귀로 감지하는 청각 聽覺,코로 감지하는 후각 嗅覺,혀로 감지하는 미각 味覺,피부로 감지하는 촉각 觸覺의 다섯 가지다.이것을 오관의 감각대상을 강조하여 표현하면 눈으로는 보는 빛,귀로 듣는 소리,코로 맡는 냄새,혀로 느끼는 맛,피부로 느끼는 감촉이라고 할 수 있으며,이 다섯 가지를 각각 색경 色境,성경,향경,미경,촉경이라고 부르며,합쳐서 전오경 前五境이라고 한다.여기서 경은 감각대상을 의미하는 'visaya'를 번역한 것이다.전오근과 그 감각대상인 전오경에 대한 이해는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매우 상식적인 것으로,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매순간 사용하고 있는 인간의 오관과 이것으로 감지하는 오감으로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오관은 서로 교차하여 그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것도 기본적인 경험으로 이해한다.예를 들면 눈으로 듣지 못하고 귀로 맛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며 즉각 검증이 가능하다.전오근으로 전오경을 감지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자.먼저 눈으로 색을 감지할 때,빛이 대상에서 반사되어 혹은 발생하여 눈의 시신경과 접촉하면 색을 감지한다.이때 빛이 대상에서 반사되지 않고 투과하거나 또는 대상에서 반사된 혹은 발생한 빛이 눈의 시신경과 접촉을 일으키지 않으면 ,눈은 이러한 빛을 감지하지 못한다.눈이 감지할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이라 한다.빛이 대상에서 반사되어 혹은 발생하여 눈의 시신경에 접촉할 때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빛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그 값은 유한하기 때문에 대상과 눈과의 공간적 거리를 빛이 달리는데 걸리는 시간만큼,인간은 대상의 과거 모습을 볼 수 밖에 없다.인간은 사물을 보는 순간 사물의 현재 모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물의 현재 모습은 인간의 눈으로는 결코 볼 수 없다. 사물의 과거 모습만 보게 되는 것이 인간의 시각구조의 한계이자 모순이다.이러한 모순은 인간이 빛의 속도를 무한하다고 잘못 가정한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으나.이미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고 알려져 있음에도 인간은 지금 눈으로 보고 있는 대상들이 모두 현재의 모습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예를 들어 자신의 손과 발을 모두 현재의 모습으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손과 발 모두 과거의 모습이며,눈으로부터 발이 손보다 두 배 정도 더 먼 거리에 있으므로 발의 모습이 손보다 두 배 더 오래된 과거의 모습인 것이다.특히 눈으로 보는 대상이 천문학적인 대상 즉 별이나 은하일 때 그 현상은 두드러진다.1억 광년 떨어져 있는 어떤 은하를 관측할 때 그 관측된 빛은 1억 년 전에 그 은하에서 발생한 빛으로,관측하는 지금 이 순간에는 그 은하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는지 혹은 사라지고 없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과학적으로는 없다.이와 같이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히 많은 별들은 그 각각 별들의 거리에 비례하는,즉 먼 거리는 더 오래된 과거이며 가까운 거리는 덜 오래된 과거로서,과거의 별빛들만 빛나고 있다.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전오근으로 감각대상을 감지할 때,감각대상에서 감지하는 색성향미촉은 현재의 색성향미촉이 아니라 과거의 색성향미촉이다.또한 감지하는 과거의 색성향미촉은 서로 각각 다른 과거의 색성향미촉이다.비록 하나의 감각대상에서 감지하는 색성향미촉이라도 감지하는 색성향미촉은 서로 각각 다른 과거의 색성향미촉이라는 것이다.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근본적으로 전오경과 전오근이 시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고,분리된 시공간을 가로질러 전달하는 색성향미촉의 전달속도가 서로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전오근에서 감지한 전오경을 인식하는 육신 내의 생물학적인 과정을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인간이 지금과 같은 육신의 구조를 가지고 자연과 교류하는 한 피할 수 없다.다시 말하면 인간은 본질적이고 구조적으로 현재의 전오경을 그리고 동시적인 전오경을 감지할 수 없다.그럼에도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전오근으로 감지하는 전오경을 동시적,현재적이라고 인식한다.이것은 착각이다.이 착각을 일체법의 관점에서 본 제1착각이라고 부르기로 한다.이러한 착각은 인간이 색성향미촉으로 이루어진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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